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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삿포로 “모에레누마공원（Moerenum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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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시 쓰레기 폐기장에서 일본의 세계적인 자랑거리로 변모한 모에레누마공원
거장 이사무 노구치가 설계한 환경친화 대공원
홋카이도, 삿포로라고 하면, 도대체 어떤 풍경을 상상하게 될까? 40만 개의 전구로 오도리공원은 물론 시내를 선명하게 수놓는 화이트 일루미네이션(매년 11월 중순~1월 초순)일까? 눈 축제(매년 2월) 때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 놓는 여러 예술품들일까?
그러면 실제로 삿포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삿포로의 어느 곳에 매력을 느끼고 있을까? 굳이 말하자면, 인구 180만의 대도시이면서도, 도시 안에 점재하는 다수의 공원을 비롯해 풍요로운 자연을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최고의 매력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분수‘바다의 분수’(위)와 눈을 덮어쓴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히다마리’
일본 ‘굿 디자인’ 대상 수상
그 중에서도 지금 삿포로 시민들 사이에 큰 화제가 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구상에서부터 17년이라는 긴 기간을 거쳐 올여름 완성을 보게 된 모에레누마공원이다. 이 공원은 189헥타르라고 하는 광대함은 물론, 2002년 공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의 ‘굿 디자인’대상을 수상해 일본 전국에서 화제를 모았다.
왜 이렇게까지 이 공원이 시민들에게 높게 평가받고, 사랑받는 것일까. 실은 이 공원의 설계에 일본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국민예술훈장을 받는 등 세계적인 조각가로 알려진 이사무 노구치가 관여돼 있기 때문이다.
1988년 삿포로 시는 ‘예술의 숲(게이쥬츠노모리)’이라는 예술공원을 건설하면서 이사무 노구치에게 이 숲의 건설 전 과정을 부탁하고자 그를 초대해 재개발하려 하는 여러 예정지들을 소개했다. 이 때 83세였던 그가 흥미를 보인 것은 예술의 숲이 아니라 당시 쓰레기 폐기장으로, 주변에서 조금씩 공원의 조성을 시작하고 있던 모에레누마였다.
그는 “자연 속에서 자연을 흉내내는 일로 그쳐서는 안 되지. 이곳이 내일일세”라며 이때부터 이사무 노구치에 의한 모에레누마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는 “공원전체가 대지에 조각된 하나의 조각이어야만 한다”는 컨셉 아래 새로운 아이디어로 많은 시설물을 세웠다.
공원 입구에 높이 30미터의 어린이들을 위한 ‘플레이 마운틴’이라는 놀이동산을 세우는가 하면, 겨울이면 햇볕을 양껏 받아들이고, 여름에는 저장해 둔 눈을 이용하는 냉방시스템을 갖춘 ‘히다마리’란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를 만들어 자신의 갤러리와 레스토랑 등을 들이는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바다의 분수’도 꾸며 놓았다.
인간과 자연의 이상형 관계 표현
또한 손수 디자인한 놀이기구와 벚나무가 어울려 조화로움을 연주하는 ‘사쿠라 숲’, 산호와 박테리아 및 정수시스템을 채용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모에레비치’, 반구형의 조각 속에 무대를 설치해 마치 조개 껍질 안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뮤직 셸’ 등 이제까지 전혀 없었던 개념으로 이상형의 공원을 실현시켜 놓았다. 홋카이도의 광대한 대지를 상징하는 듯한 대담한 조형, 기묘하게 의도한 축선(軸線)과 기하학적인 형태로 구성된 모에레누마공원. 그는 이 공원의 설계를 마지막으로 그 생애의 막을 내렸으나 그의 탄생 100주년인 올 7월 공원은 마침내 전면 개장했다.
삿포로 시민들은 “이 정도로 훌륭한 공원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이 공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리고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곳이 알려지길 원한다.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간은 불쌍한 존재가 된다”던 이사무 노구치의 말대로 이 모에레누마공원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강하게 의식한 장대한 자연 자체이기도 하며, 그 속에서 어린이들이 생생하게 놀며 돌아다닐 수 있는 세계”라 할 수 있다.
<후루야 마사유키(古家 正亨) / 삿포로 FM 노스웨이브 DJ>
▶ 서울~삿포로: 대한항공 매일 운항(2시간 35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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