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간 내내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영국의 풍경에 사로잡혀 여행의 피곤함도 느끼지 못했다.우리들의 숙소였던Sibley’s Barn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뒤로는 넓은 농장이 앞으로는 마당이 있었고,학생들이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방,공부를 하는 자습실,다양한 게임 도구들이 있었던 게임룸, 깨끗한 화장실과 침실 등 거의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Sibley’s Barn에서 먹었던 영국식 음식이다.아침에는 토스트와 요거트 등이 나왔는데, 한번에4-5개씩 먹을 정도로 입에 맞았다.저녁은 대부분 고기나 영국식 카레 밥이었다.하지만 영국 햄이나 케이크 같은 음식은 아주 짜거나 아주 달아서 나는 먹기가 힘들어 자주 남기곤 했다.

첫 이틀은 시차 적응을 하고 마을 지리를 익히면서 보내고,그 다음 월요일부터 제대로 된 커리큘럼과 공부를 하게 되었다.오전에는Sibley’s Barn에서 요화 학교 수업을 비디오로 시청하고,오후에는 로컬 학교에서 버디들과 수업을 하는 패턴의 생활을 했다.

중국으로 돌아가서 일주일 후에 있을 중간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나는 비디오 수업으로나마 한가지 내용도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지만,실제로 수업을 듣고 질문을 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 만큼 상당히 걱정이 되었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 노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영국 학교에 가기 전,모든 요화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학교에 짧은 시간이나마 다니게 된다는 것에 많이 설레고 긴장을 했다.나도 다른3명의 룸메이트들과 함께 우리들이 접하게 될 새로운 환경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걱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든 학생 개개인은Haygrove School학생(이하 버디) 1명 내지는2명에게 지정되어 그들의 수업 시간표를 따르고 도움을 받게 되었다.처음에는 버디들과 서로 많이 어색하고 얘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요화 학생들을Haygrove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잘 리드해 주었다.

같은 반이나 수업에 있는 학생들도 요화 학생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인사를 하거나 말을 붙이는 등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 Haygrove학교는 굉장히 많은 과목과 방과후 활동을 제공하는데,우리들도 음악이나 기술,과학,체육 등 마지막 수업이 끝나면1시간 반 정도의 특별 활동을 했다.

음악 방과후 활동 때는 각자 악기를 한 개씩 맡고 Price Tag라는 곡을 연습한 후 밴드 연주를 하고,기술 수업에서는 직접 나무 블록을 자르고 다듬어서 팽이를 만드는 등 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실용적이고 훨씬 더 활발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다.주말이나 학교가 휴일이었던 날에는 다른 지방이나 도시를 구경을 가고,주위의 박물관이나 쇼핑 센터를 들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처음 일주일간은 자잘한 사건 사고도 많았고, 친구들간에 사소한 마찰도 가끔 일어났기 때문인지 시간이 굉장히 느리게 간다고 생각했는데,두 번째 주부터는 그곳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자신의 페이스를 만들어 가면서 첫 주와는 달리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마지막 날이 왔다.요화 학생들은 그 동안 두 팀으로 나눠 준비했던 춤과 노래를 공연했고, Haygrove학생들과 선물을 교환하고 사진을 찍었는데,몇몇은 그 동안 든 정이 많았는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나도 Haygrove학교에서 다른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얘기했던 시간이 굉장히 행복했고 그 곳에서의 생활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그렇게 요화 학생들은 셋째 주 토요일 먹먹한 가슴을 안고 영국에서의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기 위해 캠브릿지와 런던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