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和珅)은 희대의 간신, 탐관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그가 이렇게 되기까지 견륭제의 책임이 크다.

청나라 건륭제(乾隆帝: 1711~99)는 만년에 자신을‘온전한노인(十全老人)’이라 부르면서 정사를 게을리하고 입에 발린 말을 좋아하면서 탐관 화신(和珅)을 각별히 총애하게 되었다.

화신은 젊은 시기 우연한 기회에 견륭제를 만나게 되었고 재치있고 재미있는 언변으로 황제의 환심을 사게 되었다. 그는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서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화신 뿐만 아니라 화신의 아들도 황제의 각별한 총애를 받았으며 건륭제는 급기야 막내딸인 화효공주(和孝公主)와 결혼시켰다.

황제의 총애로 막대한 권력을 소유하게 된 그는 재물 모으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급기야 관직을 판매하고, 황제에게 올리는 공물을 중간에서 가로채기 까지 했다.

1796년, 화중과 화남 지방에서 백련교(白莲教)의 난이 일어났을 때 화신은 반란 진압의 책임을 맡았다. 그는 일당들과 함께 군대 파병을 지연시키면서 막대한 군비를 착복했으며 진압군이 오히려 백성들을 약탈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조정의 권위가 크게 실추됐다.

1799년 건륭제의 죽음과 함께 그를 계승한 인종(仁宗)황제-가경제(嘉庆帝)에 의해 그는 권좌에서 밀려나고 1982년에 옥중에서 죽었다. 그가 죽은 후 가경제는 그의 재산을 모두 몰수했다.

기록에 따르면 화신의 몰수된 재산은 은 8억 냥, 전당포 75개, 모피 7만 장, 이외에도 각종 진귀한 보석들이 가득했다고 한다. 백성들은 간신 화신의 죽음을 크게 기뻐하면서 ‘화신이 넘어지니 가경이 배부르네(和珅跌倒，嘉庆吃饱)’라는 노래까지 지어 불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