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굉촌)

경제의 발전과 함께 도농간 격차가 줄면서 넓은 중국 여기저기에 산재한 시골이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수려한 경치와 고풍스러운 옛 건물, 풍부한 민속풍토를 가진 숨은 백여개의 시골로 출발한다.

중국의 유명 시골 중 첫번째는 그림속 아름다운 시골 굉촌(宏村, Hongcum)이다. 명청(明淸)시기의 고건물 138채를 보유한 굉촌은 우아한 건물이 수려한 산수와 어울려 비경이다.

(사진설명: 그림같은 굉촌)

자연스럽게 마을을 경유하는 물길과 거리, 건물, 심지어 건물의 내부도 어젯날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현대사회의 흔적이란 찾아볼수 없어 이 마을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어제로 돌아간듯 하다.

천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굉촌은 2000년에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유네스코 전문가들은 굉촌을 보고 "세상에 둘도 없는 물가의 마을"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설명: 운무속 굉촌)

황산(黃山)의 지맥을 뒤에 업고 높은 해발고를 가진 원인으로 굉촌에는 항상 운무가 자욱하다. 혹은 짙은 안개속에 검정기와 하얀 벽이 물에 거꾸로 비끼고 혹은 면사포같은 옅은 안개가 모두를 몽롱하게 만들어 먹의 색갈을 완벽하게 활용한 그림 그 자체이다.

굉촌은 엄밀한 구도를 자랑한다. 마을이 소 우(牛)자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을북쪽의 뢰강산(雷崗山)은 소의 머리이고 마을 입구의 고목 두 그루는 소뿔이다.

(사진설명: 굉촌의 물길)

마을중앙의 연못 월소(月沼)와 남호(南湖)는 소의 위이고 꼬불꼬불한 물길은 소의 창자이며 남호기슭의 언제는 소꼬리이고 네 개의 다리는 소의 다리이며 마을에 즐비한 가옥은 소의 몸체를 형성한다.

산을 머리로 하고 나무를 다리로 하며 가옥을 몸체로 한 이 거대한 소는 마치 유유한 물소 한 마리가 아름다운 녹수청산속에 드러누운 듯 형상이 생동하다.

(사진설명; 승지당 거실)

굉촌의 고건물 중 가장 대표적인 건물은 민간의 고궁으로 인정되는 승지당(承志堂)이다. 1855년에 지은 승지당은 소금업을 경영한 청(淸)조말의 사업가 왕정귀(汪定貴)의 사택이다.

웅장한 기세와 정교한 공법을 자랑하는 승지당은 특히 조각기법이 뛰어나다. 대들보와 문, 창틀에 다양하고 풍부한 표정을 가진 많은 인물을 입체감있게 조각했다.

(사진설명; 승지당 조각)

승지당은 정원과 거실, 별채, 서재, 연못, 주방, 마구간 등 다양한 기능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오락시설로 마작을 하는 배산각(排山閣)과 수연(水煙)을 피우는 탄석헌(呑石軒)도 마련되어 있다.

승지당의 사랑채는 이 사택의 정수라 할수 있다. 거꾸로 선 사자가 구슬을 노니는 조각과 복과 장수, 즐거움을 대표하는 복성(福星), 녹성(祿星), 수성(壽星), 희성(喜星)조각, 여덜신선조각 등 대표적인 조각물이 사랑채와 사랑채에 딸린 거실을 화려하게 단장하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굉촌의 남호)

굉촌 남쪽에 위치한 남호는 활 궁(弓)자모양으로 되어 있다. 궁자의 안쪽 청석길위에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즐비하고 궁자의 바같쪽에는 버드나무 휘늘어진 언제가 마주한다.

거울같이 맑은 호수위에는 푸른 하늘과 옛스러운 건물, 짙은 녹음과 화려한 꽃들이 거꾸로 비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남호는 봄이면 수양버들이 이쁘고 여름이면 연꽃의 향이 그윽하며 겨울에는 설경이 빼어난다.

(사진설명: 남호서원 입구)

남호가의 남호서원(南湖書院)은 좋은 전망대이기도 하다. 서원의 망호루(望湖樓)에 올라서면 맑은 물결 설레는 남호와 그 호수 너머 푸른 산이 은은하다.

망호루앞쪽에는 스승이 쉬어가는 용도의 지원(只院)이라는 정원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한자에서 다만 지(只)는 복을 의미하고 동시에 공손하게 기다림을 보여주면서 스승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공경의 마음을 뜻한다.

(사진설명; 굉촌의 연못 월소)

일명 월당(月塘)으로 불리우는 월소는 1403-1424년에 조성된 연못이다. 주변에 청석을 깔고 건물을 지은 월소의 물은 언제든지 맑게 반짝인다. 노인들은 환담을 나누고 여인들은 빨래를 하고 개구장이들은 물장난을 치는 월소는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마당이다.

월소의 기슭 가운데 위치한 왕씨 사당 낙서당(樂敍堂)도 1400년에 세워졌다. 완정하게 보존된 낙서당은 건물양식에서 명(明)나라의 흔적을 보이고 특히 조각이 정교하다.

굉촌에서 또 한 볼거리는 정원속의 가옥 민거원림(民居園林)이다. 명나라 말기에서 청나라초기까지의 300여년동안 굉촌의 왕(汪)씨를 비롯해 안휘(安輝, Anhui)출신의 사업가들이 전성기를 누려 굉촌에서만 해도 많은 사업가와 관료, 문인들이 배출되었다.

(사진설명;굉촌의 정원 벽원)

출세한 굉촌출신의 사람들은 조상에 고마움을 표시하고저 분분히 고향에 돌아와 사당과 사택을 짓고 연못을 파고 거리를 조성했다. 굉촌의 정원은 산천을 품에 안고 있어 정원에 들어서면 네댓걸음에 온 세상을 볼수 있을 정도이다.

장인들은 움직이는 물을 이용해 정원에 연못을 만들고 물가에 정자와 누각을 지었으며 그 사이사이에 꽃나무를 심어 각자 다양한 풍을 자랑하는 정원으로 만들었다.

굉촌 촌민들은 집집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동시에 기온을 조절하고 아름다운 경치도 조성하는 용도로 마을 서쪽의 물길을 마을안으로 끌어들였다. 물길의 수원지인 벽원(碧園)은 바닥까지 환히 보이는 맑은 물의 연못주변에 낚시와 만남의 장소로 사용되는 방갈로들이 아늑한 곳이다.

(사진설명: 물가의 방갈로)

삼면이 물에 안겨 있는 방갈로식 정자들이 건물과 직결되어 건물안 거실에 앉아서도 연못이 한 눈에 보인다. 벽원의 북쪽에는 <상운서기(祥云瑞氣)>라는 글자를 새긴 담이 있고 그 담의 양쪽에 난 문을 통해 가든으로 들어갈수 있다.

위에 <벽원>이라고 쓴 문을 지나 가든에 들어서면 정원과 연못, 건물, 정자가 조화롭고 그 사이로 푸른 나무와 오색의 꽃들이 수를 놓아 아름답기 그지 없다.

굉촌에는 철새가 날아드는 초학정(招鶴亭), 고풍스럽고 글소리 랑랑한 덕의당(德義堂), U자형의 연못을 품에 안은 근심당(根心堂) 등 집집마다 모두 정원을 가지고 있다.

위치: 안휘(安徽, Anhui)성 황산(黃山, Huangshan)시 이(黟,Yi)현

교통: 황산명소에서 이현행 버스를 이용해 이현에 이른 다음 굉촌행 관광버스를 바꾸어 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