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 중 하나는, 마지막에 귀뚜라미가 통속에서 살아 나와 마치 푸이가 어렸을 때 봤던 그 귀뚜라미가 여전히 살아 있었나? 하는, 세월에 대한 관조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중국 사람들은 여전히 이 귀뚜라미를 가지고 잘 논다.

바로 ‘귀뚜라미 싸움(斗蟋蟀)’이라는 놀이인데, 쉽게 말해서 접시 위에 두 마리 귀뚜라미를 놓고 싸움을 붙이는 놀이로, 최근 베이징에서 그 대회가 열렸었다.(이하 사진 출처:sina.com 검색)

<몸값이 150만원 이라니....-.-;>

귀뚜라미의 몸값도 천차만별, 가장 싼 놈은 1~2 위안이고 비싼 놈은 1만 위안(한화 150만원)정도까지 한다. 대회용은 대략 1천 위안(15만원)짜리를 쓰는데, 대회 준비 비용만 수천 위안이 든다고 한다. 10만 위안(1500만원)가량 쓴 메니아도 있었단다.

대회를 앞두고 귀뚜라미에게 대두, 녹두, 달걀, 칼슘 가루들을 먹이기도 하고, 대회 직전에 흥분제 약물까지 복용시키기도 한다고-.-;

이 녀석들에게도 체급이 있는데, 각 급별마다 5mg의 무게 차이가 있다. 대회에선 계체량 측정도 거친다. 1985년에는 <중국 귀뚜라미 협회>가 결성 되기도 했다. 귀뚜라미를 위한 협회라니…^^

<명(明) 만력제(萬歷)때의 귀뚜라미 통, 90만 홍콩$(1억 3천만원)>

중국인들에게 여가문화라는 개념이 실생활 속에 구현되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 중반 이후이다. 개혁 개방 정책과 맞물려 있는 셈인데, 많은 전통문화의 유산들이 부활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엄밀한 의미에서 말하면, 대륙 중국인들이 숨을 틔우며 ‘일상 생활’을 향유하게 된 시기는 20여 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음식을 문화로 보고 본격적으로 쪼개기 시작한 시기도 그 정도, 여전히 요리문화가 정제되지 않은 구석이 많다는 얘기다. 

음식남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