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청명절은 전통적으로 먹거리가 풍부한 시기이다

청명(淸明) 우렁이.청명 우렁이는 말 그대로 우렁이 혹은 소라를 가리킨다. 청명절 전후는 식용 우렁이가 제철인 시기로, 이 때의 우렁이는 살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

룬빙(潤餠).푸젠, 타이완의 춘권(春卷)으로 유명해진 속칭 ‘룬빙’은 넌빙차이(嫩餠菜)라고도 불리며, 춘권보다 더 옛날 방식의 먹는 법이라고 할 수 있다. 룬빙은 춘권처럼 ‘기름으로 튀겨낸 후’에야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푸젠과 타이완 일대 가정집에서는 새해와 청명절이 되면 룬빙의 피(皮)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 다음 가족들과 함께 각종 익힌 채소 요리가 놓인 식탁에 둘러 앉는다. 이 때,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채소에 땅콩가루와 설탕을 더하고 그것을 룬빙 피로 싸서 먹는다.

청명과(淸明果).청명절 전 저장(浙江)성의 각 지역에서는 집집마다 찹쌀가루와 ‘청명초(떡쑥)’ 혹은 쑥잎으로 청명과를 만든다. 모두에게 익숙한 쑥잎과 달리 ‘청명초’는 면채(綿菜)라고도 불리며, 청명절 시기 흰 털과 같은 가는 잎이 자란다. 사람들은 잎의 꼭지를 따서 씻은 후 으깨서 찹쌀가루와 섞는다. 하얀 찹쌀가루가 쑥잎 혹은 청명초의 초록색즙을 만나면 맛깔스러운 푸른빛으로 변한다.

원저우 바오빙(薄餠).원저우 지역에서는 단오(端午)에 바오빙을 먹는 풍습이 있다. 바오빙은 밀가루 반죽을 크고 평평한 철제 프라이팬에서 둥그런 달 모양으로 구워내는 전병이다. 속이 투명하게 들여다 보일 정도로 얇은 전병에 숙주나물, 부추, 다진 고기, 계란, 표고버섯 등의 소를 집어 넣어 원통형으로 말아서 한 입 베어 물으면, 입 속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칭투안(靑團).청명절 즈음 장난(江南)지역에서는 ‘맥장초(麥漿草)’가 자라는데 시기가 지나면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때문에 맥장초로 만드는 칭투안은 이 지역 청명절 민속 음식 가운데 특히 중요하다. 청명절이 오면, 이 지역 사람들은 으레 ‘백장초’를 따와 즙을 만들어 그늘에 말린 찹쌀 가루와 섞는다. 그런 다음 속에 부드러운 콩고물을 넣어 빚는다. 민간에서는 여기에 돼지기름을 추가하는 비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 빚고 나면 대나무 찜기에 넣어 익히며, 찜기에서 빼낼 때 다시 한 번 익힌 기름을 표면에 발라준다. 이렇게 해서 옥처럼 푸르고 식감은 보드랍고 싱그러운 향이 후각을 자극하는 칭투안이 완성된다.

부추.봄날 먹는 음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부추이다. 부추는 소위 ‘다이어트 음식’에 속하는데, 비교적 다량의 섬유질을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를 돕는 동시에 식욕을 돋우기 때문이다. ‘봄 부추는 맛이 좋고, 여름 부추는 맛이 없다’는 말이 있듯, 향기롭고 신선한 봄 부추를 맛보고 싶다면 서두르자.

참죽나무 잎.난징(南京) 사람들은 참죽나무 잎 계란 볶음을 즐겨먹는데, 이 또한 청명절 전후의 제철 음식이다. 사진 속 음식은 우한의 한 식당에서 선보인 ‘참죽나무 잎 계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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