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건륭제(乾隆帝)가 남순(南巡)할 때 자싱[嘉興] 옌위러우[煙雨樓]의 비 내리는 경관을 보고 매료되어 피서산장에 이를 본따 누각을 짓게 하였다. 1780년 착공하여 1781년 완공된 뒤 건륭제가 서재로 꾸민 청양서옥(靑陽書屋)에서 책을 읽거나 궁녀들과 놀이를 즐기면서 비 내리는 경관을 감상하였다고 한다.

피서산장의 맑은 호수 안에 있는 섬인 칭롄도[靑蓮島]에 축조되어 돌다리로 루이이저우[如意州]와 이어진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구조가 정교하고 설계가 치밀하며 변화가 다양하다. 누각을 중심으로 전면에 문전(門殿)이 3칸, 동쪽에 서재가 3칸, 서남쪽에 산재(山齋)가 3칸이 있다. 또 동북쪽에 팔각정(八角亭)을, 동남쪽에 방정(方亭)을, 서남쪽에는 가산(假山)을 축조하였으며, 가산에는 육각형의 익정(翼亭)을 축조하였다. 전체적으로 건축물들이 높낮이가 들쑥날쑥하면서도 정교하고 재치가 넘친다. 연우루와 문전 사이에 조성된 자그마한 정원에는 4그루의 노송과 1쌍의 연좌동마(連座銅馬)가 고풍스럽고 도도한 운치를 자아낸다.

홑처마 2층의 목조 건물로서 22개의 커다란 나무기둥이 세워져 있다. 정면 폭은 5칸이고, 안길이는 2칸, 둘레는 회랑이 둘러져 있다. 아래층에는 복숭아·사과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꾀하는 10개의 창이 눈길을 끈다. 2층의 중앙에는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로 '옌위러우'라고 새긴 현판이 걸려 있는데 건륭제의 친필 유물이다. 전체적으로 건축양식이 무게감을 주며, 빨간 기둥과 회색 기와는 푸른 산과 녹색 나무를 바탕으로 우아하고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칭롄도에는 뽕나무·느릅나무·소나무·은행나무와 라일락 등이 사철 푸르고, 여름과 가을이면 호수를 메운 연꽃 향이 사방으로 퍼진다. 멀리 산기슭에는 푸른 버드나무가 울창하고 웅기중기 들어선 산봉우리들에서는 푸르디 푸른 녹음이 방울방울 녹아내릴 듯한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다. 특히 우기에는 가랑비가 흩날리고 안개가 묘연하여 남다른 풍치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