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은 수천 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국 전통의 필기도구이다. 하지만 최근 만년필, 볼펜 등의 보급으로 붓은 필기도구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후난(湖南)성 미뤄(汨羅)시 촨산핑(川山坪)진의 한 붓 공예가는 중국의 전통 붓 제작 기술을 완벽히 계승해 수천 년간 이어온 중국 붓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다.
촨산은 옛날부터 ‘붓 공예 마을’이라고 불려왔으며 이곳의 붓 제작 역사는 2,000년이 넘었다. 올해 65세인 루춘쉬(盧存旭) 씨는 15살 때 아버지에게 붓 제작 기술을 배웠다. 그는 당시 자신이 촨산 붓 공장을 책임지는 붓 제작자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1950년대 초 후난(湖南)성 샹인(湘陰)현에 붓 공장 하나가 설립됐다. 당시 붓 업계는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80년대 이 공장의 직원은 500명에 달했고 연간 생산액도 100만 위안을 웃돌았으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이탈리아, 프랑스에까지 붓을 수출하기도 했다. 촨산 붓은 재료를 선별하는 과정부터 100가지가 넘는 작은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붓은 모 부분의 길이로 종류를 구별한다. 뾰족하게 잘 정리가 되었는지 길이가 잘 맞는지 확인을 하고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면 칼로 잘 잘라낸다. 모 부분은 긴 부분과 짧은 부분을 한층한층 잘 정리해 포장해야 한다. 모든 작업이 수공으로 진행되는데 대대로 내려온 전통 제작 방법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반제품 상태의 붓 가장 윗부분(모 부분)을 자연 건조를 시킨 후 붓대에 잘 붙인다. 그다음 칼을 가지고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손으로 잘 마무리하면 붓 제작의 반은 끝난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더우비(鬥筆)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붓대에 꽃무늬와 글자를 새기고 약간의 장식을 더하면 붓이 완성된다.
수공 붓 제작 공예는 수입도 적고 일이 복잡하고 어려워 젊은 사람들이 배우기를 꺼려하는 편이다. 또한 촨산 붓 업계도 점점 불황을 겪고 있어 전통 수공 붓 제작 공예의 대가 끊길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루춘쉬 씨는 붓 공장 이름을 ‘촨산 루씨네 붓’으로 바꿨고 곤경에 빠져있는 촨산 수공 붓 제작 계승과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최근 촨산 붓 제작 공예는 후난성에서 ‘가장 아름답고 진기한 수공 기술’로 평가되고 있으며 동시에 후난성 제4차 성급 비물질문화유산(무형문화재)에 등재되기도 했다.
루춘쉬 씨는 자신의 두 아들이 자신의 대를 이어 붓 제작 공예를 배워 안심을 하고 있다. 두 아들은 이미 상당한 실력의 수공 붓 제작가가 되었고 지금은 루춘쉬 자신보다 더 유명한 붓 제작가가 되었다. 루춘쉬의 명성을 듣고 몇 명의 제자들이 찾아왔다. 그는 어딘가에는 자신의 이 수공 붓 제작 공예를 배우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예전의 촨산의 명성도 되찾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출처 : 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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