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사진=중국 상하이 중심부 난징로 전경]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까지 영향력을 넓혀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해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영향력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 하지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 법. 중국 정부가 해외 관광을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바로 그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세계여행관광위원회(WTTC)가 세계 72개 도시를 대상으로 관광산업의 경제적 기여도를 평가한 연례 보고서 ‘2018 도시 여행 및 관광업 영향’에서 “홍콩과 마카오가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인기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한국은 지난해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 금지령’으로 관광 수익이 곤두박칠쳤다”면서 중국인 해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세계 경제에서 이들의 영향력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여행관광위원회의 정책 및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올리비아 러글스브리즈는 “중국 내 부유층과 여행할 여건이 되는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중국 도시 경제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중국 본토와 가까운 홍콩·마카오·방콕·자카르타 등도 수혜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내수시장은 여전히 중국의 가장 큰 성장 원천이다. 2017년까지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여행·관광업 성장률 톱 5위 가운데 4개가 충칭·상하이·청두·광저우 등 중국 도시다. 지난해 충칭 관광업 관련 GDP의 95%가 자국 관광객에 의해 창출됐다. 동 기간 광저우 90%, 상하이 88%, 베이징 87%, 청두 83%였다. 

최근 몇 년간 추세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점점 더 많은 중국인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해외여행연구소(COTRI)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 여행객은 지난해 1억4500만명으로 2000년 1050만명에서 13.8배 늘었다. 이는 러시아 전체 인구(약 1억4396만명)와 맞먹는 수준. 현재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중국인은 7%에 불과한데,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중국의 해외 여행객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해외여행연구소는 2030년 중국인 해외 관광객이 4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돈도 많이 쓴다. 자국민 해외여행 지출 비용 순위에서 2016년 기준 중국이 26억1100만 달러(약 3조원)로 미국(12억3600만 달러)·독일(7억9800만 달러)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인 해외 관광객의 경제 영향력이 높아지면 중국 정부가 관광을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 미국도 ‘사드 보복’을 당한 한국과 유사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 러글스브리즈는 “우리의 우려는 중국이 외교를 위해 보복 차원에서 관광을 이용한 전례가 있다는 점”이라며 “만약 중국 정부가 미국 여행을 금지한다면 후폭풍은 엄청날 테지만 이건 최후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10월 24일자 발췌